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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분당지역은 재건축 이슈로 분위기가 어수선합니다.
다들 분당 재건축에 대해서 어떻게 보시나요?
저는 용적률과 분양가 등등 파라미터만 주어지면, 과거 재건축 사례의 사업성을 계산할 정도는 됩니다.
재건축에서 세금이 가장 중요한데, 기부채납을 제외한 다른 세금에 대해서는 정확한 계산은 못해서 반쪽짜리긴하지만요 ㅎㅎ
재건축 사업성 계산은 조금만 공부하면 누구나 다 할 수 있습니다.
진짜로 어려운 부분은 분양가, 건축비에 대한 예측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측이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 저는 보수적으로 계산하는 스타일입니다.
그리고, 분당 아파트의 재건축은 쉽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분당에 있는 대형 빌라는 상황이 다릅니다.
아무리 최악의 시나리오를 고려해도, 사업성이 꽤나 좋습니다.
현재 용적률이 90%이고 얼마전 발표에 따르면 250%까지 재건축하며,
이 구간의 기부채납은 10%으로 결정이 되었습니다.
(250-90) x 0.1 = 16%의 기부채납이 필요합니다.
조금 큰 빌라의 경우, 대지가 약 80평정도 됩니다.
80 x 2.34(기부채납 제외한 용적률) = 187평...
약 34평 아파트 5.5채를 지을 수 있습니다.
정말로 간략화된 계산이며 현실과 다르지만, 그냥 재미로 한번 확인해봅시다.
제 생각에는 보수적인 파라미터라고 생각하는데, 34평 건축비를 평당 1500만원이라고 잡아봅니다.
계약면적을 55평이라고 잡으면 1500x55평 = 8.25억
34평 아파트 건축비를 8.25억으로 잡은겁니다.
보통 빌라의 위치가 분당 중심에서는 조금 벗어나 있습니다.
그래서 분양가를 보수적으로 3500만원 잡아봅니다.
34평 x 3500 = 약 12억..
아파트 1채당 3.75억이 남습니다.
5.5채 x 3.75억 x 5.5채 = 20.6억
이번에는 수치를 조금 유리하게 올려봅니다.
건축비를 1300정도 잡아보고 분양가를 4500정도 잡아봅니다.
(34 x 4500 - 55 x 1300) x 5.5 = 약 45억...
여기까지 읽으신 분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실 겁니다.
이렇게 사업성이 좋은데, 분당에 빌라들의 가격 변동은 미지근합니다.
아파트들은 벌써 가격이 들썩들썩하면서 신고가를 내고 있는데...
대형빌라는 여전히 거래가 잘 안됩니다.
부동산에서도 찾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빌라 투자를 물어보면 다들 고래를 설레설레 흔듭니다.
결국 뭔가 놓친 점이 있을거라 생각하실겁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도 모릅니다만, 한가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제가 생각한 이유를 설명하려면 분당의 과거에 아파트와 대형 빌라의 가격추이를 봐야 합니다.
분당 시범단지의 경우, 92년도 입주로 기억합니다.
당시 분양가가 평당 200만원대라서, 33평형 기준으로 1채 분양가가 6000만원정도였습니다.
빌라의 경우에는 대형평수 중심이었고, 아파트 평수의 2배,분양가 2배이상이었습니다.
90년대 입주한 빌라들의 분양가는 국평아파트의 4배인 2억이 훌쩍 넘었습니다.
분당동에 모모 빌라 단지의 경우에는 더 큰 초대형 평수와 비싼 분양가로 인해서 90년대 분양가가 8억이었습니다.
90년대 분당에 빌라에서 과외를 한 적이 몇번 있는데 다들 엄청난 부자였습니다.
아파트와는 격이 다른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2000년대가 되면서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분당의 대형빌라는 국평 아파트 가격에 따라잡혔습니다.
그리고 다시 2019년 근처의 상승기를 거치면서....
국평 아파트 가격은 분당의 대형빌라를 추월해버렸습니다.
심지어는 90년대 8억대에 분양했던 초대형빌라와 서현이나 수내동의 국평아파트는 가격이 겹쳐버립니다.
분양가 6천만원짜리 아파트가 30년을 넘어가면서 17억을 찍을 세월동안
분양가 8억짜리 빌라는 간신히 2배쯤 올랐을까요? (거래량이 너무 적어서 정확한 시세파악은 안됩니다.)
30년가까운 세월동안 분당의 대형빌라는 추락을 해버렸습니다.
대한민국의 부동산은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하면서 끝도없이 가격이 하늘로 치솟는데...
대형 빌라의 시세는 항상 제자리 걸음이었습니다.
너무나 긴세월 이런 상황이 이렇다보니, 분당의 대형빌라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어버렸습니다.
집값이 절대로 오르지 않는 상품, 투자는 피해야 하는 상품 등등..
그 인식이 너무나 강하게 박혀있는 상태입니다.
분당에 대형 빌라를 아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
거기 살기는 너무 편하고 좋은데, 집값은 절대 안올라.
과거에 빌라단지의 분양가가 미친듯이 비쌌던 이유 중 하나는 땅값때문이었습니다.
과거에는 1종/2종/3종 구별이 없었고, 아파트보다 대지지분이 몇배나 큰 빌라의 분양가가 당연히 비쌌습니다.
그러다가 종구분 개념이 만들어졌고, 다른 신도시들은 빌라단지에게 2종을 부여했지만, 분당 대형빌라에만 1종을 부여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유일하게 분당 대형빌라만 아파트를 지을 수 없는 땅이 되어버린겁니다.
과거 분당 아파트가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른 리모델링 이슈나 재건축이슈를
분당의 빌라는 모두 빗겨나갔고, 그러면서 긴 세월에 흘러 가격이 억눌려 왔다는 겁니다.
그러다가 최근 종환원을 통해서 다시 2종으로 바뀌었고, 2종이 되었으니
다시 제 가격을 찾아갈 수도 있습니다.
과거 한때는 국평아파트의 4-10배정도 하는 가격의 집이었으니깐요...
하지만, 사람들의 인식의 변화를 만들어내기는 어려운 듯합니다.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저 또한...
이론상으로만 보면.... 땅은 넓고 세대수는 적어서 동의를 빨리 받고,
방향 결정도 빨라서빠른 재건축이 가능할거 같기도 한데...
정말로 대형빌라의 재건축이 현실적으로 가능하긴 할까?
분당의 대형빌라가 잘나가는 상황이 전혀 상상이 안됩니다.